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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12일 톰소여언어심리운동센터 제민희 원장 칼럼입니다.
에너지가 넘치는 우리아이…심리운동적 접근 필요
최근 5년 사이, “우리 아이가 ADHD인 것 같아서요”하며 문을 두드리는 학부모님들이 급격히 증가했다.
예전에는 ADHD(Attention DeficitHyperactivity Disorder : 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라는 명칭이 교육이나 재활, 의학 관련 전문가들에게만 알려진 전문 영역으로 인식되었으나 요즘은 텔레비전이나 신문 등의 매체, 여러 관련 서적을 통하여 다양하게 소개되면서 그리 낯설지 않은 용어가 되었다.
이렇게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친숙해진 이유는 그만큼 ADHD라 불리는 아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2003년부터 2009년까지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ADHD관련 진료실 인원은 6년 사이 2.4배나 급증하였으며 지속적인 증가추세에 있다.
“제가 아이를 키우는 방식에 문제가 있었을까요?”
사랑하는 아이가 ADHD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 많은 부모님들이 혹시 내가 아이를 잘못 키운 것은 아닌지 자책하곤 한다. 외현적으로 보이는 아이의 행동적 문제 때문에 느껴지는 주위의 시선도 날카롭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최근 대다수의 연구에서 ADHD는 아이의 성격이나 교육상의 문제가 아닌 ‘뇌 신경회로상의 문제’라는 점에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우리 뇌의 앞쪽 부분에 해당하는 전두엽은 뇌로 들어오는 정보를 최종적으로 분석하고 통합하고 조직함으로써 계획을 세우고, 여러 가지 일에 우선순위를 세워 처리하고, 충동과 감정을 조절하고, 반응을 억제하는 등 다양한 실행 기능을 담당한다.
ADHD는 이 전두엽의 기능이 약해 또래보다 집중이 어렵고 산만하고 감정의 기복이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ADHD는 아이의 심성이 나빠서도 아니고,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 때문도 아니다. ADHD 원인 중 하나인 전두엽의 기능을 어떻게 활성화 시킬 것인가의 문제이다.
“ADHD는 이해의 대상이지 치료의 대상이 아니다”
ADHD의 주요 증상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충동적인 행동특성이다. 이러한 행동특성은 그 자체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2차적 문제를 동반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2차적 동반증상은 청년기까지 진행되는 장기적 경과를 보이며, 심지어 성인기까지 지속되기에 무엇보다 예방적 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
그러나 ADHD 아동에 대한 치료방법으로는 약물치료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으며, 중추신경자극제를 복용하는 치료가 일반적이다. 이는 커피를 마신 후 나타나는 일시적 각성효과와 같이 약물투여를 중단하면 다시 재발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즉, 약물치료를 통해 ADHD 주요증상과 부적절한 행동은 잠시 감소하더라도 습관화된 충동적인 행동 패턴이나 문제해결 방식을 바람직한 행동으로 대체하거나 자기조절능력을 학습시키는데 한계가 있다.
약물을 중단했을 때 효과가 유지되는 것 또한 극히 드물다. 이러한 이유로 약물을 장기 복용하게 되어 틱 증상, 위통, 두통, 식욕부진, 불면증, 불안, 성장장애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아이들과 부모님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또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기지개를 켜는 아이들”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 끊임없이 움직이고, 뛰고, 소리치며 과격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뇌파검사를 해보면 ADHD 아이들의 전두엽에서 느린 뇌파가 많이 나타나는 저각성 상태를 볼 수 있다. 아이들의 두뇌에 각성에너지가 부족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ADHD 아이들은 신체의 움직임을 통한 자극으로 에너지의 부족함을 보완하고자 더 많이, 더 강하게, 더 빈번하게 움직이게 되고, 이것이 과잉행동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ADHD 아이들의 세상을 향한 기지개이자, 전두엽의 각성수준을 증가시키기 위한 아이들 나름대로의 소통방법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움직임을 통해 대뇌 전두엽 혈류량이 증가하고 뇌파가 활성화되어 각성 수준이 증가한다고 한다.
나아가 전두엽 기능의 활성화를 통해 감정조절 및 정서 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결국 움직임 활동은 1차적 증상 뿐 아니라 2차적 정서, 사회적 문제에도 약물치료에 버금가는 동일한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산만한 행동이 모두 ADHD로 귀착되는 것이 아니고, 유달리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거나, 발달상의 자연스런 과도기일 수도 있기 때문에 성급한 약물치료나 섭식치료 보다는 신체적 활동을 통한 교육적, 치료적 접근을 권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치유적, 교육적 기능을 충분히 살릴 수 있는 놀이 활동,
움직임 활동이 필요하다”
ADHD 아이들은 운동성 에너지가 분출되면서 종종 무계획적이고 과도하며 충동적이다. 항상 “더 많은 감각자극”을 원하기는 하지만, 반대로 취해진 자극에 대해 어떤 자극이 더 중요한지 변별하는 능력이나, 과도하게 수용된 자극을 제대로 처리하는 능력에 있어서 문제를 보인다. 그 결과 산만하고 과다한 행동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산만하고, 과다한 움직임을 적절한 움직임으로 바꾸어주면 어떨까? 최근 스포츠의학계를 비롯한 심리 및 행동치료 영역에서는 심리운동적 접근방법을 통한 교육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연구되고 있으며 학문적 접근과 노력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유럽을 비롯한 40여개국에서 각광받고 있는 심리운동은 놀이 움직임의 본래적 특성에 기반을 두고 구안된 교육적, 치료적 이론이다. ADHD 아이들의 단점이나 약점을 감소시키는데 집중하기 보다는 아동의 강점 및 자원을 활용한다.
유희적이고 자발적인 놀이 활동을 통해 움직임 특성을 이해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며, 운동성 뿐 아니라 아동의 심리정서적 측면을 강화하는 전인적 지원방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ADHD 아동을 위한 심리운동적 접근은 Kiphard를 비롯한 심리운동가들이 구안한 방법으로써 아동이 보이는 움직임 욕구를 충족시키며 동시에 신체도식과 움직임 조절 사고과정을 체계적으로 구조화, 세분화시킴으로써 원시적 운동성 및 감각운동 협응도를 개선한다.
또한 심리운동은 지시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이나 기능적 연습이 아닌 놀이의 유희성과 활동성을 강조하며, 자발적인 놀이 활동을 통해 학습된 무기력 및 낮은 자신감이 향상된다.
이처럼 ADHD라는 방해 요소는 줄이면서 아이 본연의 장점과 잠재능력을 잘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아동 개개인에게 적합하고 다양하며 재미있는 움직임 놀이를 통해 중추신경계 및 신경전달문질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운동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 5분 되새기기 ▶
◆가능한 명확하게, 간단하고 체계적으로 예고하자.
빈약한 자극은 오히려 참아내기 어렵다. 어떤 새로운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3분 예고제”를 적용해 보자. 아동에게 다른 활동을 예측하고 준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갑작스런 변화에 잘 적응하길 기대하기 보다는 다음에 벌어질 상황에 대해 판단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하자.
◆주변환경은 과잉행동이나 주의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드시 점검하고 개선하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속담을 기억하라. 끊임없이 자극을 추구하는 아이들의 눈에 가득한 보물들을 주고 보지 말라고 할 것이 아니라 아이가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먼저 만들어주자.
◆과제는 짧게, 체계적으로 조직하자
과제를 수행하는 시간을 줄여 줄여보자. 이는 과제를 덜 하게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완성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을 분할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1분이 어려운 아이에게 2분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지금 할 수 있는 만큼부터 차근히 계획해보자.
◆자녀의 행동에 대하여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아이의 행동에 대한 피드백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금, 여기, 나에 대하여 일깨워주자. 나도 모르게 통제할 수 없는 이 상황을 좀 더 빠르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움직임의 중요성을 기억하자.
움직임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의 신체 및 정신의 정상적인 발달에 지극히 중요하다. 움직임을 통해 수만에서 수백만에 달하는 새로운 신경의 연결이 이루어지고 신체적 능력과 자신감이 향상되며 세상과 자신의 관계를 이해하게 된다.
김원준 기자 kimwj@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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